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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3.17 조회수 8,228
  [아는만큼 보이는 법 66] 자전거 사고에 얽힌 판결들 - 오마이뉴스

이글은 오마이뉴스에 실린 [아는만큼 보이는 법 66] 자전거 사고에 얽힌 판결들 이란 이야기로
김용국님(http://blog.ohmynews.com/jundorapa/)의 글입니다.


  
▲ 서울 한강 자전거도로
ⓒ 성낙선
 자전거도로

봄이다. 자전거로 나들이를 떠나는 이들의 모습에서도 봄이 온다. 레저수단 정도로 인식되던 자전거는 최근엔 교통수단의 역할도 하고 있다.

 

자전거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자전거 사고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년에 자전거 교통사고 건수는 1만 건(2008년 기준 1만915건)이 넘는다. 그 중 자전거가 가해자인 사고도 약 2000건이나 된다. 안전운전이 최우선이겠지만 사고를 잘 수습할 필요도 있겠다. 그러려면 알아야 한다. 먼저 '안양천 자전거' 사고를 소개한다.

 

날아온 축구공에 '자전거 사망 사고' 책임은?

 

[사례 1] 서울 구로구 고척교 인근의 안양천에는 체육공원이 있다. 이 공원은 구로구가 관리하는 곳으로 축구장과 바로 옆 도로까지 포함된 공간이었다. 도로는 자전거 타기·달리기 등 주민들이 여가 활동을 하는 곳으로, 축구장은 평소엔 주민들이 축구를 하고 다양한 행사장소로도 사용되고 있었다.

 

주민 차둘리(가명)씨는 축구장에서 동네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그는 공을 몰고 가던 중 같은 편에게 패스를 하였다. 그런데 공은 묘하게도 축구장 모서리에 튕겨 도로로 굴러갔다. 마침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지나가던 한은태(가명)씨의 자전거 페달에 공이 박혀 버렸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자전거가 넘어지는 바람에 한씨는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 119가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한씨는 다음날 사망하고 말았다.

 

한씨가 황당한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유족이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는 구로구와 차씨였다. 요지는 이렇다.

 

"1차적으로 구로구의 잘못이다. 체육공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축구공이 도로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치거나 안전장치를 해놓았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차씨도 과실이 있다. 축구를 하더라도 지나가는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는데 차씨가 주의를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이다. 따라서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유족의 주장을 법률적으로 정리하자면, 구로구엔 '영조물의 설치·관리의 하자' 책임을, 차씨에겐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과실 책임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된 것이다.

 

체육공원을 보면 축구장과 도로 사이가 떨어져 있지 않았고 울타리로 구분돼 있지도 않았다. 소송에서 구로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1심 재판부(서울남부지법)는 뜻밖의 판결을 내린다. 원고 전부 패소.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법원은 "축구장과 도로 사이에 담이 없다는 것만으로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원 시설에 설치, 관리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차씨에 대해서도 "축구를 하면서 지나가던 자전거 페달에 축구공이 박히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예측하여 조심할 주의 의무는 없다"며 과실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 판결은 행정관청의 시설 관리 책임을 묻기 위해선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주민들이 공짜로 이용하는 시설에, 더구나 여름엔 잠기기까지 하는 공간에 울타리를 쳐서 사고를 예방하라는 건 무리 아니냐는 구청의 호소를 받아들인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되니 날벼락 같은 축구공에 사고를 당한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난감해졌다.

 

"안전시설 미비 구청이 자전거 사고 50% 책임"

 

당연히 유족은 수긍할 수 없다며 항소하였다. 2심인 서울고법은 1심과 상반된 결론을 내린다. 구로구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요지는 이렇다.

 

"안양천 공원에는 공이 도로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시설이 없는데 다른 지역 한강 둔치 공원에는 설치가 되어 있다. 그런데도 안전사고에 대한 경고표지판도 없다. 사회통념상 이 정도면 안전장치를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서울고법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축구장과 도로 사이에 이격 거리를 두거나, 이것이 힘들다면 사이에 나무를 심거나 턱이나 펜스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이 사고는 축구장과 도로의 설치·관리상 하자 때문에 생긴 사고라고 결론내렸다. 차씨에 대해선 "공으로 직접 맞춘 것이 아닌 이례적인 상황이어서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1심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고인이 된 한씨도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자전거를 타면서 축구공을 조심할 필요가 있었고, 안전모를 썼더라면 대형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2심은 절반의 책임이 고인에게 있다고 보았다. 대법원도 2008년 9월 구로구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유족은 과실 50%를 공제한 손해배상액에 위자료를 합한 금액을 구청으로부터 받았다. 안양천 자전거 사건은 관청에게는 시설 관리책임을 상기시켜주는 계기가 되었고, 자전거 운전자에게는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자전거도 도로에선 '차'... 횡단보도는 내려서 끌고 건너야

 

[사례 2] 새벽 5시, 동네에서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던 신새벽(가명)씨는 길을 건너려고 횡단보도에 멈춰섰다. 곧 파란불(보행자 신호)이 켜지자 신씨는 자전거를 탄 채 건널목을 건너기 시작했다. 중간쯤 지났을까. 오른쪽을 보니 100미터 전방에서 버스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는 멈추라는 손짓을 했으나 속도를 줄이지 못한 버스는 자전거 뒷바퀴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신씨는 뇌진탕 등 중상을 입고 말았다.

 

누가 보더라도 명백하게 버스의 잘못이다. 신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보험사에 치료비, 개호비(병간호 비용), 일실수입, 위자료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법원은 신씨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보았다. 즉, 사고 당시 자전거를 탄 채 횡단보도를 건넌 점과 안전모(헬멧)를 착용하지 않은 점이 손해의 발생·확대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신씨의 20% 과실을 인정했다.

 

자전거는 법(도로교통법)으로 '보행자'가 아니라 '차'에 해당한다. 당연히 자전거를 탄 채 횡단보도를 건너서도 안 된다. 여기서 '차'란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 자전거, 가축의 힘이나 동력에 의해 운전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자전거 운전자가 길을 건너려면 자전거를 끌고 가거나 자전거 횡단도로를 이용하라는 말이다.

 

자전거로 역주행했다가 징역형 선고받기도

 

[사례 3] 반백수(가명)씨는 자전거를 타고 인근에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집을 나와 도로를 달리려면 길을 건너야 했고 목적지로 가려면 또다시 건너와야 했다. 반씨는 번거로워서 그냥 편하게 역주행을 선택했다. 한참을 도로 중앙선 좌측으로 달리던 그는 자전거에 속도를 내어 인도로 올라가려다 마을버스에서 막 내린 50대 여성을 자전거로 들이받고 말았다. 여성은 허리 골절상으로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다.

 

반씨는 자전거 사고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피해 여성에게 배상도 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법원은 금고 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징역과 금고는 교도소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다만 징역은 교도소 내에서 노역을 하지만 금고는 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법원은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하므로 도로의 우측부분을 통행해야 한다"며 자전거 역주행도 위법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법원은 "반씨가 법에서 정한 통행방법을 지켜 운전하였다면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대한 과실로 피해자에게 중상을 입혔음에도 피해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도로에 나간 자전거는 법규를 지켜야 하고 보행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동차와 별로 다를 게 없다. 자전거에도 후방 주시 의무가 있을까. 다음 사례에 답이 있다.

 

안전거리 확보, 후방주시 의무 자전거도 해당

 

[사례 4] 자전거 2대가 한강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달린다. 길은 폭 2.7미터로 차선 구분은 없었으나 2대가 나란히 달리거나 앞지르기가 가능하였다. 좌청용(가명)씨는 차로 왼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바로 몇 미터 앞에는 우백호(가명)씨가 시속 30㎞로 오른쪽에 달리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던 우씨는 좌회전 하기 위해 갑자기 좌측으로 핸들을 틀어 도로를 가로질러 진행하였다. 바로 뒤에 따라오던 좌씨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정지를 하다가 자전거가 뒤집어지는 바람에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좌씨는 병원비와 자전거 값을 받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법정에 선 두 사람은 삿대질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좌청용 : "갑자기 좌회전하면 뒤에 오는 사람은 어떻게 해요. 진로를 바꾸려면 손짓이나 신호를 했어야죠. 병원비와 자전거 값 전부 물어내세요."

 

우백호 : "자전거 운전자가 후방까지 살펴야 하나요. 저랑 충돌 없이 혼자서 넘어지셨잖아요. 안전거리만 확보했어도 사고는 안 났을 테고요. 전 책임 없습니다." 

 

1심은 우씨의 승리로 돌아갔지만 2심, 3심은 우씨의 잘못도 일부 인정했다. 자전거가 '차'에 해당하여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건 이미 설명했다. 법에 따르면 진로 변경할 때는 다른 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고 수신호를 보내거나 깜빡이를 켜야 한다. 자전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씨는 "자전거 운전자는 손을 놓고 수신호를 보내거나 뒤를 돌아보는 건 오히려 위험하다"며 항변했지만 2, 3심은 "거울(백미러)을 설치하거나 미리 속도를 줄이면서 수신호를 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그렇다면 좌씨는 잘못이 없을까. 우선, 앞서 가는 자전거에 바짝 붙어서 갔기 때문에 안전거리 미확보(도로교통법 19조 1항)가 문제 된다. 게다가 우씨의 자전거를 피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조작하지 못한 과실이 있었다. 사고가 커진 데는 좌씨의 실수 탓이 훨씬 크다고 보았다. 결국 우씨가 20%, 좌씨가 80% 책임을 지되 좌씨에게 소액의 위자료를 얹어주는 것으로 사건은 끝이 났다.

 

자전거 사고는 사소한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불상사에 대비하여 헬멧 등 보호 장구를 갖추고 미리 조심하는 게 상책이다.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보호장구는 반드시 착용할 것을 권한다. 또한, 도로에선 자전거도 차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늘 명심해야 한다.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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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불만제로, '위험한 자전거'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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